지은이 조정형은 전북대학교 농화학과에서 발효학을 전공한 후 삼학소주, 보배소주 연구실장, 한일소주 기술고문 등으로 일하며 우리나라 주류 생산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중요 무형문화재 6호인 이강주 기능보유자이며 전주 이강주 대표로 활동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는 신혼부부가 한 달 동안 벌꿀술을 마시는 풍속이 있었는데, 이로부터 허니문이라는 용어가 유래되었다.
조선시대에 술도 고급화 추세를 보여 제조 원료가 멥쌀 위주에서 찹쌀로 바뀌고, 발효기술도 단사입에서 중양법으로 바뀌면서 양보다는 질 좋은 술들이 제조되는데, 이때 양주로 손꼽히던 주품들은 삼해주, 백로주, 이화주, 부의주, 하양주, 춘주, 국화주 등이었다. 특히 증류주는 국제화 단계로 접어들어 대마도를 통하여 일본, 중국 등에 수출하는 일이 잦았다.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지방주가 전성기를 맞이하는데, 이 때의 명주로는 서울의 약사춘, 여산의 호산춘, 충청의 노산춘, 평안의 벽향주, 김천의 청명주 등이 유명하였으며, 한편 소주에 각종 약재를 응용한 술들이 새로 개발되었는데 전라, 황해도의 이강주, 전라의 죽력고가 유명하였다. 이 밖에 약주의 산패 방지를 목적으로 양조주와 증류주를 혼합한 혼성주인 과하주 등이 여름에도 마실 수 있는 술로서 개발되었는데, 그 중 김천의 과하주가 유명하였다.
누룩의 제조 시기는 초복 이후가 가장 좋으며 중복 뒤나 말복 뒤는 그 다음으로 좋다. 막누룩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1) 밀을 거칠게 빻아서 고운 체로 밀가루 1/3 정도 빼고 남은 밀기울에 물을 조금 부어 바슬바슬하게 골고루 버무린다.
2) 밀기울이 겨우 엉길 정도로 물을 넣고 비빈 것을 누룩틀이나 그릇 같은 것에 보자기로 싸서 눌러 발로 단단히 밟아서 누룩의 형태를 만단다. 누룩을 반죽할 때 물기가 많아서 질면 술이 붉고 냄새가 난다. 그러므로 물을 적게 사용하고 처음부터 물을 다 넣지 말고 반죽을 하면서 조절한다.
3) 짚을 깔고 디딘 누룩을 펴 놓고 그 위에 또 짚을 덮어 씌운다. 양력 7~8월 날이 더울 때는 헛간에 짚을 깔고 가마니 등으로 살짝 덮어 바람이 설렁설렁 들게 하고 자주 뒤집어 준다.
4) 3일간 띄우면 40도씨 정도의 열을 내어 열 오르기 10일, 또 열 내리기 10일, 총 20일 정도 완성시킨 후 건조한 곳에 2~3개월쯤 저장하여 숙성시킨 후 사용하면 좋다. 저장 기간은 최소한 1개월 이상이라야 한다. 이것을 일반적으로 곡자라고 한다.
조선시대 누룩의 형태는 막누룩이 9할 정도로 가장 많고 산누룩이 1할 정도였다. 막누룩은 가루로 하여 직접 사용하는 경우가 8할, 물누룩이 2할 정도이고 맥아를 섞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안동소주는 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경북 안동시 신안동에 사는 조옥화 씨가 기능보유자이다.
담그는법
1) 백미를 물에 하룻밤 담가서 찐다. 다 찐 고두법을 식혀 빻은 누룩을 3:1 정도로 혼합하여 손으로 버무려 가면서 알맞은 양의 물을 가해 혼합한 후 항아리에 넣고 남은 물을 넣는다.
2) 13일 정도 되면 발효가 끝나 탁주가 되는데 이것을 소줏고리에 넣어 소주를 내린다. 밑술, 덧술을 하는 법 없이 백미 3.4kg, 누룩 1.9kg, 물8리터를 넣어 13일간 숙성시키면 술덧 18.5리터가 얻어지고 이로부터 소주를 내릴 경우 35도 소주 5.3리터가 나온다. 조옥화 씩의 안동 소주는 45도인데 안동소주 4되인 8리터를 만드는데는 쌀1말, 누룩1말이 들어간다. 알코올 도수가 높지만 은은하고 감칠맛이 있으며 뒤끝이 깨끗하다.
이강주는 조선 중엽부터 전라도와 황해도에서 제조되었으며 우리나라 5대 명주의 하나로 손꼽히는 술이다.경도잡지, 동국세시기에서 이강주에 관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선조 때부터 상류 사회에서 즐겨 마시던 고급 약소주인데 옛 문헌 곳곳에 자랑이 대단한 이 술은 토종 소주에 배와 생각이 들어감으로써 이강주란 명칭이 붙여졌다.호남의 술 가운데 이강주, 죽력고, 호산춘 하면 조선시대에 전국적으로 유명하였는데, 특히 평양 감홍로, 전라 이강주와 죽력고를 최고의 술로 쳤다. 이강주는 고종 때 한미 통상 조약 체결 당시 국가를 대표하는 술로 동참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강주 담그는 법
1) 백미로 고슬고슬하게 밥을 지은 후 식힌다. 밥이 완전히 식으면 이 고두밥과 누룩을 섞어 술을 담근다. 예를 들자면 백미 5.3kg과 누룩2kg, 물8리터를 깨끗한 항아리에 넣어 밑술을 잡는다.
2) 3일 후 덧술을 하는데 보리쌀 10.6kg, 누룩1.5kg, 물 16리터를 밑술과 합하여 덧술을 한다. 덧술한 지 4일이 지나면 숙성되는데 이때의 주도는 15도 약주이다.
3) 1주일 된 약주를 소줏고리에 넣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소주를 내리는데 한 솥에 숙성 약주 1말을 넣고 물갈이를 네 번하면서 35도 소주를 받는다. 담근 술을 다시 솥에 넣고 불을 지피면서 냉각수를 교환해 준다. 찬 기운과 만난 알코올 증기가 액화되어, 소줏고리에서 높은 도수의 소주가 떨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코올 도수가 낮아진다.
4) 35도로 내린 전통 소주 18리터(한말)에 이강주의 주요 원료인 배 5개, 생강 20g, 울금 7.5g, 계피 3.75g을 넣고 3개월 이상 침출시킨다. 마지막으로 꿀을 가미한다.
5) 주도가 높아 오래 두어도 괜찮으며 오래 갈수록 맛과 향이 좋아진다.
면천 두견주 담그는 법
단맛과 점성이 있고 향취가 좋은 술로 매운 맛이 도는 주도 높은 (20도 정도) 고급술이다. 하루에 1~2잔을 마시면 기침이나 류머티즘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용주이다.
1) 밑술만들기 : 찹살2되, 누룩2되, 물1되를 재료로 하는데, 찹쌀로 지에밥을 만든 후 식혀 누룩 가루와 물을 혼합하여 항아리에 넣는다. 약 1주일 후 내부 온도가 40도씨 정도 되면 덧술을 넣는다.
2) 덧술 만들기 : 재료는 찹쌀1말, 누룩2되, 물5되, 꽃술을 제거한 진달래 1되 3홉으로, 진달래는 기호에 따라 가감하기도 한다. 꽃이 너무 많으면 술빛이 붉어지는데, 약용 목적으로 쓸 때에는 좀더 많이 넣는다. 찹쌀로 지에밥을 만들고, 말린 진달래꽃은 깨끗이 헹구어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 놓는다. 밑술, 누룩 가루, 지에밥을 함께 넣고 치대면서 고루 섞어 항아리에 넣는다.
3) 이때 진달래를 켜켜이 섞으면서 넣는다. 약 50일 이상 숙성 기간이 필요하며 찹쌀 1말 2되, 누룩 4되, 물 6되, 진달래꽃 3량에서 1말의 두견주가 나온다.
경주 교동법주
법주는 조선시대 문무백관이나 사긴을 대접할 때 쓰였던 특주로 빚는 날과 빚는 법에 따라 담근다 해서 법주라 하였는데, 일설에는 찹쌀과 국화와 솔잎을 넣고 백 일간 땅에 묻었다가 꺼낸 술로 절에서 양조되었다 해서 법주라 하였다고도 한다.
옛날 궁중에서는 술을 빚는 날과 법을 정해 놓고 빚었는데, 법주도 궁중의 술에서 유래된 듯하다. 현재는 경주가 그 명산지로 되어 있으며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경주 교동의 배영신 씨가 기능보유자이다. 배영신 씨 부군의 9대 조상인 최국준은 조선 숙종 때 궁중 사옹원(수라 및 궁중의 음식, 염장을 담당하는 관아)의 참봉을 지냈는데, 그때 궁중에서 즐겨 마시던 특별한 술의 제조법을 익혀 300년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최씨 가문의 독특한 비주로서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16~19도의 맑은 청주로 미황색을 띤다. 곡주 특유의 냄새와 감미가 있으며, 약간의 산미도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술이다. 국주로서 손색이 없다.
문경 호산춘
원래 춘 자가 부튼 술은 여러번 덧술을 하여 주도를 높인 맑은 청주인데, 이 술도 예외는 아니어서 옛날 상주 목사가 호산춘을 마시고 그날 밤 자다가 요강을 들어 마셨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취하면 대책이 없는 술이라 한다. 주도 18도 정도인 이 술은 투명한 황갈색으로 곡주 특유의 향기로운 냄새와 솔 향기가 어울려 독특한 명주가 된다.
보은 송로주
소나무의 마디를 생밥처럼 깎아 멥쌀과 누룩을 섞어 술을 빚어 말게 거르면 송절주가 되는데 이 술로 소주를 내리면 송로주가 된다. 옛부터 송로주를 마시면 장수한다는 속설이 있으며 동의보감에는 관절신경통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진하지 않은 솔 냄새가 나는 송로주는 한 모금 넘기면 솔바람이 통과하는 듯한 싸한 자극이 목에서 가슴까지 이어진다. 1994년에 독특한 제조법이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됐다.
삼해주는 고려 때부터 상류계층에게 사랑받던 술이다. 문헌에 등장하기는 조선시대 초기 서거정의 문집 태평한화가 처음인데 죽으면 삼해주 맛을 못 볼 터이니 죽기 싫다고 떼를 쓰는 장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