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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 아는 것이 힘이다

우리나라 흥미롭고 재미있는 전통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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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부터 글을 잘 하거나 시문에 능하여 문밖 출입이 잦은 선비들과, 살림살이가 넉넉하여 손님 청하는 일을 낙으로 삼았던 양반 가문에서는 그 집만의 독특한 약주가 있게 마련이었다. 

예로부터 물 좋기로 이름난 충북 청원군 미원 지역에서 생산하는 신선주는 함양 박씨 집안의 비주로서 그 맥을 이어 오고 있다. 신선주라는 이름은 신라시대에 최치원이 이 마을의 신선봉에 정자를 짓고 술을 즐겨 마신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한산 소국주

우리 전통 향토주 중에서 가장 오래된 술로 기록되어 있는데, 백제 때부터 빚어진 듯하다. 삼국사기 백제본기를 보면 다안왕 11년 흉년 때문에 식량이 부족하므로 민가 사양주의 하나인 소국주를 전면 금지한 바 있고, 무왕 37년 3월에는 왕이 신하들과 더불어 백마강변의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강 위에서 이 술을 마시고 그 흥이 극치에 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선비가 한산을 지나다 타는 목을 축이려고 주막에 들렀다가 주모가 들여온 술을 받고 미나리 부침을 안주로 한잔 마셨는데, 그 술맛이 너무 좋아 두번째 잔부터는 취흥이 동아 시를 읊고 즐기면서 시간을 보냈다.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는 술을 마시면서 시간을 허비하다가 결국 과거를 보지 못했다는 재미있는 얘기도 전해오고 있다. 

무왕 37년 3월에는 왕이 신하들과 더불어 백마강변의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강 위에서 이 술을 마시고 그 흥이 극치에 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화성 부의주

우리 전통주 가운데 가장 전형적인 술이며, 널리 알려진 술이 부의주(동동주)이다. 일반적으로는 동동주라고 알려져 있는 부의주는 현재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2호이며 양조 기능보유자는 권오수 옹이다. 

그에 의하면 부의주 곧 동동주라는 술은 본래 존재하지 않으며 이 술의 이름은 해방골 부산에서 생겨났는데, '쌀알이 동동 떴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탁주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본래 술 이름은 뜰 부자에 개미의자를 붙여 부의주라고 불렀다. 

 

 

정월 보름날 아침 오곡밥을 먹기 전에 귀밝이술을 한 잔씩 마시면 한해 동안 귀가 밝아지고 정신도 맑게 지낼 수 있다고 믿어 온 까닭에 귀밝이술은 서민들에게 친숙했던 술이다. 귀밝이술은 이명주, 혹은 총이주라고도 하는데 귀가 밝아지는 것은 일 년 내내 기쁜 소식만 전해 들으라는 기원이며, 정초에 웃어른들 앞에서 술을 들면 술버릇도 배운다는 연유에서 비롯되었다. 

 

 

최남선은 자신의 저서 <조선상식문답>에서 '조선술 중 유명한 것은 무엇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가장 널리 퍼진 것은 평양의 감홍로니 소주에 단맛 나는 재료를 넣고 홍곡으로써 발그레한 빛을 낸 것입니다. 그 다음은 전주의 이강고니 뱃물과 생강즙과 꿀을 섞어 빚은 소주입니다. 그 다음은 전라도의 죽력고니 청대를 숯불 위에 얹어 뽑아 낸 즙을 섞어서 곤 소주입니다. 이 세가지가 전날에 전국적으로 유명하던 술입니다. 이 밖에 김천의 두견주, 경성의 과하주처럼 부분적으로, 또는 시기적으로 좋게 치는 종류도 여기저기 꽤 많으며 뉘집 무슨 술이라고 비전하는 법도 서울이나 시골에 퍽 많았습니다. 근래 시세에 밀려 대개 없어지는 것이 매우 아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