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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공무원 초창기 시절부터 연락하고 지내던 형의 근황이 힘든가보다. 자꾸 내게 죽음을 호소한다. 이따 퇴근하고 전화한다고 얘기했고, 방금 전화했는데 받지를 않는다. 내가 몰입한답시고 이 형에게 무시아닌 무시를 많이 해왔던 것은 사실이다. 작년에는 잠수한다고 얘기하고 1년 뒤에 잠수를 풀겠다고 재차 얘기했지만 삶이 힘들어 내 얘기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연락이 왔던 형이다. 얘기를 듣어보면 사람관계가 가장 힘든 것 같고 자기 자신이 하고자하는 것에 대한 의욕이 부족한 것 같다. 사실 오늘의 나 또한 그리 썩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고는 할 수 없어 이 형을 절대 탓할 수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슬럼프를 겪기 마련이고, 내 자신이 내 인생도 제대로 커버치지 못하면서 남을 케어할 수는 없는 노릇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사람을 위로하지 못하는데에 죄책감이 드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