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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5년 후 미래

작가, 시적산문필체 한강 롤모델 (국회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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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서관 노벨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메인홀 특별 전시에 다녀왔다. 

눈 덮힌 국회, 국회도서관과 국회는 같은 부지 내 있다.
국회도서관으로 가는 길에 해태상이 보인다. 해태는 정의와 공정의 상징이라한다.

버스를 타고 국회의사당 5번출구역에 내리면 된다. 국회 들어가는 입구에 경찰들이 지키고 있어 처음에는 '드가도 되나?'하며 어버버 했는데 아무런 제지를 가하지 않았다. 

국회도서관 입구 (둘째, 넷째 토요일 및 국가공휴일은 휴무일이다.)

 

국회도서관 입구에 들어서면 일일출입증을 좌측에 비치된 기기에 회원ID와 비번을 넣고 발부받는다. (기기 모니터에서 소문자를 넣을 때는 Caps Lock을 누르면 된다.) 옛날에 가입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으면 오른쪽에 Information desk에 물어보면 된다. 물품은 우측에 비치된 사물함에 넣고 국회도서관 전용 숄더백에 노트 등 필요한 것만 넣고 입장할 수 있다. 

 

메인홀 한강작가 특별 전시

 

출입증을 찍고 들어서면 위 사진처럼 메인홀에 한강작가 특별 전시가 펼쳐진다. 2층에는 화가들의 그림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고, 역대 국회의장이 다른 나라를 외교 차 방문했을 때 받은 진귀한 선물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꽤나 볼만하다. 2층을 둘러보고, 다시 1층 메인홀로 내려와 한강작가의 작품들 속을 거닐었다.  

 

희랍어 시간, 그때는 꿈에서 깨어나 눈을 뜨는 것이 아니라 꿈에서 깨어나 세계가 감기는 거겠지요.
한국 최초 노벨상 수상자 한강 작가 약력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된 그녀의 작품들

 

<희랍어 시간> 등 이 포함된 한강 작가의 <<디 에센셜>>이라는 책을 골랐다. 말그대로 그녀 문학의 정수만 뽑혀있을 것이라는 느낌 때문이었다. 

 

디 에센셜 수록작

 

좋았던 문장들을 몇몇가지 필사하고, 필사하기에 양이 좀 많다 싶은 것은 사진을 찍었다.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움은 어려운 것이다.
아름다움은 고결한 것이다. - 희랍어 시간

글을 쓸 때는 다른 일을 할 수없다. 움직이지 못한다. 걷지도 먹지도 못한다. 가장 수동적인 자세로, 글쓰기 외의 모든 것을 괄호 속에 넣고 한 단어씩 써간다. 그 외의 다른 방법은 없다. 
그게 다행이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다른 방법이 없어서 다행이다. 움직일 수 없어서 다행이다. 나의 것이라고 이름 붙은 삶의 모든 것을 괄호 속에 넣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 기억의 바깥

막 소설의 한 편이 끝나려고 할 때, 괄호 속에 들어가 있던 모든 것이 둑을 넘듯 조용히 몸속으로 다시 흘러들어올 때, 언제나 나는 더 머뭇거리고 싶어진다. 더 쓰고 싶어진다. 더 숨을 불어넣고 싶어진다. - 기억의 바깥

소설을 맨 앞에 둬야 한다. 그러려면 착하게 살려고만 하면 안돼. 선의의 이기주의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 고인이되신 최인호 선생님이 한강에게 조언한 얘기

어쨌든 루틴이 돌아온다.
매일 시집과 소설을 한 권씩 읽는다. 문장들의 밀도로 다시 충전되려고. 
스트레칭과 근력운동과 걷기를 하루에 두 시간씩 한다. 다시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있게. 
- 출간 후에 

<작별하지 않는다>의 첫페이지를 쓴 날로부터 완성하기까지 거의 칠 년이 걸렸으니, 그 사이 퍽 많은 양의 메모를 했다. 얇은 노트로 열 권이 넘는, 스스로 묻고 답하고 길을 찾으려 더듬어간 기록들이다. 각기 다른 인물, 다른 내러티브로 원고지 오십매, 백매, 길게는 이백매까지 써 본 버전들도 남아있다. 

흐름을 끊기 싫어 부엌에 선 채로 요기를 했다. 화장실에 뛰어갔다 돌아오기도 했다.  

 

그 생생한 고통은 대체 무엇을 증거하는 걸까? 설마, 그건 사랑인가? 지극한 사랑에서 고통이 나오고, 그 고통은 사랑을 증거하는 걸까?


 

<디 에센셜>을 다 3시간 정도 읽고, 마침 노벨상을 받은 <소년이 온다> 가 눈에 띄어 앞부분을 좀 읽었다. <소년이 온다>는 <디 에센셜>에 수록된 <희랍어 시간>보다 집중있게 잘 읽혔다. 어쩌다보니 <희랍어 시간>은 속독하게 되었는데, (시적문체이면서 간결한 문체가 도드라졌으나, 속독해서 그런지 감흥이 덜했다) <소년이 온다>는 속독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잘 읽혔고, 장면들이 리얼하게 다가왔다. 아쉽게도 <소년이 온다>는 다 읽지 못하고 이동해야 했다. 다음에 기회되면 완독해야겠다.